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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학 칼람

제목: 성형통해 감춰진 아름다움 찾아 작성자 : 손기학 작성일 : 2004-07-10
거리의 쇼윈도를 장식하고 있는 마네킹의 얼굴에서 어떤 감동을 느끼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아무리 아름답고 잘 만들어진 얼굴이라도 그것이 인형의 얼굴이라면 감동을 느끼기 힘든 것이 따듯한 체온을 가진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인형이나 마네킹에는 표정이나 감정이 담겨져 있지 않다.스스로 못생겼다고 비관하는 사람들도 무표정하고 획일적인 마네킹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타인을 매료시킬 장점은 있고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커다란 기대를 갖고 의사에게 많은 요구를 한다.눈을 찢고 째서 크게 만들고, 코를 조금 더 높이면 자신이 깜짝 놀랄 만큼 미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흙으로 주물러 모양을 마음대로 만들거나, 조각처럼 원하는 대로 깎고 다듬는 작업이 아니다.백지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덧칠을 하고 수정을 하는 매우 제한적인 작업이다.

따라서 성형수술을 통해 얼굴과 인상이 달라져 놀랄 만큼 아름다워졌다고 해서 단순하게 인조미인이라고 치부해서는 안될 것이다.왜냐하면 그에게 내재된 아름다움, 감춰져 있던 장점, 약간의 어긋난 결함 등이 성형수술을 통해 다듬어지고 표현됐을 뿐이다.

우리가 미인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얼굴의 인상만을 말하기 쉽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역시 내면과 외면의 조화에 있다.그 사람의 성숙된 인격과 성품, 교양과 지적 수준은 눈빛으로 표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형외과 의사는 미인을 만드는 '미다스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닫힌 보물상자를 열어 쌓인 먼지를 털어내 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가 아닐까….